스티븐 슈나이더, 2006, 실험실 지구 : 스티븐 슈나이더가 들려주는 기후 변화의 과학, ㈜사이언스북스 |
■ 요약
이 책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과학적 사실에 대해 그 사실들이 얼마나 사실로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확인하려 한다. 다시 말해, 지금의 기후변화는 예전에 다양한 현상(증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다는 것이다. 차이는 그것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차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기후변화의 증거로 무엇을 취하는지, 증거들이 얼마나 타당성이 있고 불확실성을 가졌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엔 그러한 증거들을 보아 해석하는 사람들의 차이와 우리는 그것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봐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한다.
■ 내용
지구는 40억년의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 자체가 지구는 기후변화에 대해 알 수 있는 하나의 거대한 실험실과 같다. 40억년의 세월 동안 다양한 현상들이 있었고 사람들은 화분, 지형, 방사성 연대측정, 탄소 연대측정, 나이테, 빙산 코어 등을 이용하여 자료를 얻었다. 초기 지구는 과거엔 지금보다 온실기체가 더욱 많았던 때도 있었고, 빙기와 간빙기를 넘나들면서 큰 기후변화가 존재하고 있었다. 또한 화산폭발로 지구가 한랭해지던 시기도 있었고, 간빙기 사이에 소빙하기도 찾아왔었다. 자전축이 더 기울었던 때도 있었으며 현재의 공전과 달랐던 때도 있었다. 대륙도 움직였고, 지금도 움직이고 있으며 대기권과 해류의 순환도 끊임이 없다. 이런 지구 내적인 요인 외에도 외적으로는 흑점의 차이, 태양의 팽창 등의 차이도 있었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들은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기후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기초자료들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 모형을 만든다. 많은 변수 중에 무엇을 넣을 것인지가 논쟁의 소지를 남겨져 있다. 하지만 지구를 가지고 직접 실험하기엔 아직 인간이 모르는 것이 변수가 있으며, 규모가 너무 크다. 그래서 모형을 만들고 지금의 변화, 앞으로의 변화 전망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모형이 지금의 기후변화를 설명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음을 확실히 한다. 모형을 만드는 것은 기존의 데이터를 넣어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지만, 지금의 기후변화는 예전하고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례가 없던 것이기 때문에 과거 일어난 사실에 대한 경험적인 접근 방식보다는 원리를 우선시하는 접근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원리를 기반으로 만든 시뮬레이션 모형을 가지고 타당도를 검토한 뒤에 전례가 없는 것-미래의 기후, 오존의 양, 산림, 종의 멸종률-을 입력하면 그에 따라 예측 결과가 나온다. 이는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과정보다는 결과를 넣고 사건에 대해 기후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검사를 하는 것이다. 이를 민감도 분석(sensitivity analysis)이라고 한다. 그리고 기후변화의 증거가 되는 화분, 나이테, 빙산 코어를 찾고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이러한 결과들이 모여 IPCC에서는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적어도 그 일부는 인류의 활동에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도 사람들은 조사한 증거를 가지고 그것이 결정적인 증거인지, 아니면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우연의 일치인지에 대해 논쟁이 있을 것이지만 지구는 계속 증거를 만들어 놓을 것이라 말한다.
지구의 화석과 퇴적상의 기록 중에는 기후와 생물의 상호연관성이 크다고 해석될 수 있는 연구 결과들도 나왔다. 저자를 기후와 생물의 공진화라고 설명하였다. 이는 인간이 스스로를 생명체, 즉 살아 있는 자연계의 일부로 인식하게 된다면, 우리의 총체적인 영향력은 지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 나은 생활 수준에 대한 요구, 성장 지향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학 기술의 사용과 조직이 분명히 지구에 영향을 줄 것이고 이것은 인간은 고스란히 영향을 또 받을 것이다. 저자는 과거 빙기에서 간빙기로 바뀌던 때의 연구를 토대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관계도 설명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후변화가 일어나게 되면 생물다양성은 감소한다. 그 이유는 과거에 갑작스러운 기후에 경험한 여러 생물종은 제각기 다른 속도로 적응하고,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서식지의 파괴, 화학 오염, 외래종의 도입 등으로 현재의 멸종 속도는 빨라졌음을 강조한다.
지금의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해석의 차이를 저자는 크게 자료 지향적인 경제학자들과 이론 지향적인 생태학자들 해석의 차이로 설명하고 있다. 다시 설명하자면, 자료 지향적이니 경제학자들은 자료가 빈약한 이론들에 대해 모두 멸시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후변화에는 다양한 증거들이 존재하고 있으나, 지금의 기후변화는 전례가 없던 것이기에 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관계에서 과거 특정 시대에 얼마나 많은 종이 살다가 멸종하였는지, 하물며 지금도 얼마나 많은 종이 살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은 충분한 자료가 없는 지금의 기후변화가 아주 사소한 지구 현상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경제학자들은 기후변화에 대해 불확실한 것을 배제한 채 비용-편익 분석을 하고, 대수롭지 않게 자유 시장에 그 결과를 맡긴다. 게다가 그들은 우리가 지구에서 제공받는 동물, 식물 광물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기후변화에 해석의 차이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개개인의 결정이 지구의 ‘재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도 지구의 환경을 소유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환경은 공유 재산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있더라도, 그것을 ‘가능성’이란 단어로 공통점을 찾는다. 이는 기후변화를 가지고 경제학자들은 긍정적인 미래를 생각하고, 생태학자들은 부정적인 미래를 경고하지만, 모두 가능성의 경중이 있을 뿐이지, 가능성을 배제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좁은 시야에서 비록 ‘합리적’이라고 생각한 결정은 어리석은 일이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또한 의사결정은 가치관과 관련된 과학적 활동이 아닌 사회적 활동이다.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의 근거와 자료를 내놓지만, 기후변화의 정책을 결정하는 데는 과학자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사회적인 활동이다. 지속적인 과학의 연구와 끊임없는 논쟁은 필요하다. 하나의 주관적인 견해들은 하나의 우려를 낳지만, 다양한 의견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고, 이들이 대화에 참여해야 좀 더 합리적인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